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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테르마이 로마이 (1권)

표지가 참으로 눈길을 끄는걸..?! 이미지 출처 (Yes24)


고대 로마시대의 목욕탕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종 에피소드와 해프닝을 끼워넣은 만화입니다. 물론 그 에피소드라고 해도 실제 있던 일화라기보단 다 창작이거나 팩션에 가깝습니다. (뭣보다 타임슬립이 현실적일리가?!!!)


일 문제로 충돌하다 결국 직장을 뛰쳐나온 고대 로마의 건축기사 루시우스는 현대와의 타임슬립을 통해 일본의 목욕 문화를 연구함으로써 일약 황제의 눈에까지 들어가는 스타가 된다는 이야기.. 이지만 1권 마지막엔 그 덕에 집을 자주 비우다 아내와 이혼위기에 다다른 상태.


고대 로마의 목욕문화에 대한 탐구보다는 고대 로마인이 동쪽 나라 일본 그것도 21세기에 가서 겪는 문화충격이 심각하리만치 재밌는 작품으로 처음에는 우연히 일어난 타임슬립으로 일본인들을 옆 목욕탕에 있던 로마의 노예로 알고 있다가 목욕탕을 중심으로 한 현대의 문화에 자괴감을 느껴가는걸 보는게 일품이라고 봐요. 저런 동양인들을 얼굴이 평평하다는 뜻으로 평안(平顔)족이라 부릅니다.


처음에는

'이들의 문화에도 배울 점이 있군.'→'이들은 로마가 미처 생각해내지 못했던 것을 찾아서 이용하고 있다.'→'평안족은 사실 로마보다 더 큰 속주와 영토를 거느린 대국일지도 모른다.'→'이런 것에 자만하기보다 일부러 멍청한 얼굴을 하는 평안족에게 화가 난다.' 로 바뀌어가는 루시우스의 심리도 여러모로 재밌습니다. 이런 심각한 루시우스를 21세기의 일본인들은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보고 허허허 외국에서 오셨는감 하고 말고 있지만. 어쨌든 21세기 목욕탕에서 딸기우유를 먹고 감탄한다거나 온천 계란을 맛있어하기도 합니다.(그리고 로마 목욕탕에도 도입해서 대성공을 합니다. -_-)


계속되는 타임슬립과 함께 현대의 목욕탕을 벤치마킹하여 루시우스는 인기 건축기사를 넘어 집정관과 황제가 의뢰를 하는 대스타가 됩니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목욕탕에 현대에서 본 TV가 달린 목욕탕 비슷한걸 만들어줍니다. 비슷한 것이지 TV와는 다르다! TV와는!)


이런 문화충격이 재밌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로마의 목욕문화나 시설에 관해서도 잘 묘사되어 있어보이고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따로 장을 할애해서 당시 로마의 목욕문화 등을 설명해놓았습니다. 여러모로 정말 재밌고 좋은 만화책입니다.


그런데 루시우스 이놈 어째 점점 이런 시간차 이동을 아예 노리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음 21세기에서도 굳이 목욕탕 말고 어디 소말리아 같은데로 보내져도 재밌겠다.. 생각을 하지만 그러면 더 이상 '테르마이' 로마이가 아니겠죠.


테르마이 하니 또 적을게 생기는데 이 단어는 주제답게 라틴어로 목욕탕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황제나 군단병들이 "로마의 전투력은 테르마이에서 나온다!!" 고 계속해서 언급하는데 이걸 "목욕탕에서 전투력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참 미묘한 느낌이 드는 부분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