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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하야미 라센진의 육해공 대작전

(이미지 출처 : YES 24)

탱크랑 일기토 뜨는 기갑코끼리라는 괴한 정보에 낚여서 몇 달전에 구한 독일육군전사.. 그런 밀리터리 고증류 서적인 줄 알고 샀더니 실상은 작가 마음따라 붓 가는대로 휘갈겨놓은 밀리터리 망상물 OTL

시대적 배경과 설정을 오묘하게 꼬아놨는데 워낙 세세하다보니 마치 진짜인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책입니다. 제 식견이 낮거나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책인 줄 전혀 모르고 이런저런 밀리터리 정보가 세세히 실려있는 그런 책인줄 알고 샀기 때문에 실망감이 조금 들긴 합니다.

거의 부록 수준이지만 가끔 가다가는 그래도 실제 군사사에 관한 내용 같은게 들어있긴 한데 워낙 주된 내용(마차마 전기)들이 작가의 망상으로 꾸며낸 설정들이라 이것도 믿어야하나 말아야하나 의심이 되는 것도 나름 부작용.

그렇다고 작가가 밀리터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쓴 것 같냐 하면.. 그건 아니구요 그만치 그 방면에 대한 지식이 상당해서 이런 세세한 설정을 망상 삼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책을 보고 있자면 작가의 덕력은 무시무시한 수준입니다. 딱히 밀리터리 뿐 아니라 여러 방면으로! -_- 일단 보고 있으면 소련군 덕후인 건 알겠더군요. 단편 중에 공산주의 식 메이드카페라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내용도 있고.. 책의 절반쯤은 이런 밀리터리와는 별 관련없는 작가의 보드게임&TRPG 플레이 일지로 메워져 있습니다. 크툴루 신화나 러시아 만화축제, 군사박물관 견학기 등의 오만잡다한 것을 보고 있으면 그야말로 덕의 기운이 느껴진다!

제가 제대로 된 밀리터리 고증 서적을 바라고 샀기 때문에 그 방면에서 실망한 것일 뿐 책 자체는 아기자기하고 작가의 망상관을 보는 것도 재밌기 때문에 다행히 낭비했다고까진 생각이 안 되는군요. 오히려 예상 외의 조우라고 해야겠죠. 아 전부 다 만화는 아니고 글이 꽤 많은 편입니다. 일러스트와 부연 설명 같은 것도 분량이 상당한 편.

중간에 한국군 얘기도 한 컷 정도 나옵니다.


낚인 계기가 된 코끼리전차(?) 에피소드 : http://www.cafeanimate.net/zboard/view.php?id=talk&no=86511 낚인 사람이 저만 있는게 아닌 것 같아 미리 첨언하자면 뒤프루카프루 같은 나라 없습니다. -_-

초기 마차마 전기는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작가의 망상 설정을 팩션처럼 만들어놓은 것들입니다. 대놓고 판타지 세계관인 것도 있구요.



(개인적으로 꼽은) 명대사 : "처녀가 탄 전함에 문어를 덤벼들게 하다니 그런 파렴치하고 음란한 행동 용서할 수 없어요!!"

이 대사가 나오는 에피소드인 [해저전함 팡타그뤼엘]은 보고 있으면 어딘가 모자라보이는 얼간이같은 이야기지만 유쾌하고 훈훈하게 끝나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인 책 내에서도 마무리가 참 훈훈해서 마음에 들어하는 단편입니다. 이거 말고 [배틀 오브 텍사스]도 좋아하는 에피소드에요.

요약하자면 작가의 망상과 덕력으로 정신 사납게 만들어놓은 재미난 난장판 밀리터리 책.


그렇다.. 이 책의 주 코드는 바로 망상인 것이다. 뉘앙스가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