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14XX년 조선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백성 김평범이 군역을 치루기 위해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군대에 가있던 선배격인 김기병이란 친구가 군대가기 싫어 미칠것 같은 친구를 질질 끌고 억지로 자대에 데려다주게 되었습니다. 자 친구의 자대를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할까요. 1
아마 해당 지역의 병무 업무를 보는 병영(병마절도사 거주)이나 관찰사가 있는 감영에 가야했겠지요. 가니 안여돼같이 생긴 행정병(?)이 대강 TO(군액현황)를 보고 부대를 정해줍니다. "너는 함길도(함경도)군으로 가세요. 가서 뺑이쳐라 낄낄."이라고 합니다. 이런 X발 최전방이네요.
먼저 부대를 편하게 찾으려면 조선군의 편제를 간단히 알아야 합니다. 조선군의 편제는 초기와 후기가 다르지만 초기의 경우 오위진법이란 원칙 아래 부대를 나누었습니다.
5위진법의 특징은 동양의 오행사상에 근거해서 중앙을 포함한 5방향 전, 후, 좌, 우, 중의 식으로 편제가 나눠진다는 점입니다. 군-위-부-통-여-대-오-졸로 내려가는 조선군의 편제를 지금의 개념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졸(卒) : 병사 개인을 뜻합니다.
오(伍)-분대(5명) : 병사 5명이 이루어져 오를 이룹니다. 오장(伍長분대장)의 지휘를 받습니다. 악마 분대장을 만나지 말아얄텐데요 근심걱정이 태산.
대(隊)-소대(25명) : 다섯개 오가 모여 25명의 대를 이룹니다. 대정(隊正소대장)의 지휘를 받습니다. 악덕소대장을 만나지 말아얄텐데요 근심걱정이 태산!
여(旅)-중대(125명) : 다섯개 대가 모여 125명짜리 5개소대로된 중대가 만들어집니다. 여수(旅帥중대장)의 지휘를 받습니다. 싸이코 중대장을 만나지 말아얄텐데 말이죠, 근심걱정이 갈수록 태산!
통(統)-대대(375명?) : 여의 상위 개념이 통이지만 조선시대에는 이 통이란 단위의 규정이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1개 여(旅 125명)가 그대로 1개 통이 되는 수도 있고 3개나 5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도 연대직할 통신중대나 보급수송대대 이런 곳은 명칭은 대대나 중대지만 인원은 소대급인 경우도 많지요. 여기서는 3개 중대(여)가 1개 통을 구성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통은 통장(統將대대장)이 거느립니다. 어쨌든 FM 좋아하는 대대장님 만나면 힘들어질텐데요. 근심걱정이 날이 갈수록 태산!
부(部)-연대 (1,500명) : 1개 대대를 3개중대 375명 가량이라 했을 때 4개 대대가 모여 1,500명짜리 1개 연대가 이루어집니다. 부장님(部將연대장)님의 지휘를 받습니다. 연대장님쯤 되면 일반 병사가 흔히 볼 수 있는건 아니지만 이상한 연대장님 만나면 가끔 시찰이라던가 할 때 대단히 피곤해집니다. 모쪼록 좋은 연대장님을 만나얄텐데요. 그럴 수 있을까요.
위(衛)-사단 (7,500명) : 5개 연대가 모여 한 개 위를 이룹니다. 오위진법의 위(衛)는 바로 이걸 말합니다. 위장(衛將사단장)의 지휘를 받습니다. 사단장님쯤 되면 함부로 올려다보기도 힘든 분이죠.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일단 말단 병사에겐 눈에 띄면 그게 재앙입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사단장님도 개념있는 분을 만나야 전쟁도 이기고 하겠죠. 그런 좋은 사단장님을 만나야 멀쩡히 집에 돌아갈텐데요. 멀고 험하구나~
군 (軍)-(37,500명) : 5개 위가 모여 드디어 1개 군을 이룹니다. 나중에 병력이 늘어나면 5개군이고 6개군이고 갖다붙이는 사람 맘이겠지만 대개는 좌군, 중군, 우군의 3개 군이 모여서 한 개의 부대를 이룹니다. 각 군은 대장(隊將)님이 통솔하고 이 3대장을 통솔하는 사람이 바로 총사령관이 됩니다. 총사령관쯤 되면 절제사(節制使)나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니 하는 직위로 불리기 마련이겠죠. 적군보다 무서운게 생각없는 대장님들인데 그런 대장님들도 만날 수 있겠죠? 갓 입대한 김평범은 걱정만 존나 늘어갑니다.
어찌어찌해서 친구 김기병과 비슷한 곳으로 자대배치받은 동기들(?)과 함께 함경도까지 오게된 김평범. 어찌어찌해서 함길도군에 오니 자대와 보직 배치를 해주네요. '여기가 북쪽인데 설마 더 북쪽으로 가겠어' 라고 생각하는데 드디어 김평범의 자대가 결정됩니다.
"팽배수 김평범은 종성진(鍾城鎭)에 배치된 우군(右軍) 중위(中衛) 후부(後部) 좌통(左通) 전여(前旅) 좌대(左隊) 로 가서 열심히 군복무를 하러가거라 이상."
주특기가 결정된순간 군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김평범이 친구에게 물어봅니다. "야 팽배수가 뭐냐?"
그러자 친구 김기병은 너는 지금 X된거라면서 위 사진의 것이 팽배수라고 친절히 설명해줌과 함께 팽배수가 된다함은 땅개가 되어서 전대에 A형 천막을 비롯한 온갖 장비를 매고 열심히 행군해얀다는 말을 해줘요. 행군도 문제지만 전쟁나면 너는 맨 앞에서 방패로 총알받이를 하면서 접근전을 해얀다네요. 확실히 많이들 다치니까 TO가 남아도는거겠죠. 그러면서 친구 김기병은 자신은 기병이라 말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행군같은거 안 한다고 자랑질을 하는 것도 잊지 않지요.
또 종성진(鍾城鎭)이라면 이 북방에서도 최전방이라네요 이런 씨댕 자대원은 약 1,000명이라고 합니다. 2
자 이제 부대를 찾아갈 일만 남았네요. 친구 김기병과 그래도 자대가 비슷해서 다행입니다.
조선군의 오위진법 편제는 오방색에 따라서 부대를 편성합니다. 각각 중앙(황색-용), 좌측(청색-청룡), 우측(백색-백호), 전방(적색-주작), 후방(흑색-현무)의 개념에 따르기 때문에 이걸 안다면 자대 찾기가 쉽습니다.
김평범은 우군(右軍) 중위(中衛) 후부(後部) 좌통(左通) 전여(前旅) 좌대(左隊) 소속이기 때문에 먼저 우군을 찾습니다.
뭔가 특이해보이는 호랑이로군요. 백호기가 서있는 우군을 찾았으면 다음은 중-사단(중위)를 찾습니다.
중위(中衛)는 역시 가운데이기 때문에 황색! 위장기는 사다리꼴 모양입니다. 이런 식으로 적색(전위장), 청색(좌위장), 백색(우위장), 흑색(후위장)의 4부대와 깃발이 더 있습니다.
이번엔 연대기를 찾습니다. 후부(後部)이기 때문에 후방을 상징하는 흑색이 자리한 부장기를 찾습니다.
청색의 좌통(左通)기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대기인 셈이죠. 이건 딱 직사각형이네요.
중대기 전여(前旅)의 전여수기(前旅帥旗)입니다. 이쯤되면 이제 자신의 생활에 밀접한 영향력을 끼칠 사람들이 여럿 보입니다.
이제 24시간을 동고동락해야할 소대에 다 왔습니다. 좌대(左隊)기 부근에 있는 소대장(대정隊正)과 20명 가량의 소대원들이 "신병 왔냐?" 하면서 무섭게 째려봅니다 헐..
좌측 소대에 편성된 김평범은 소대내에서 전오(前伍) 분대로 편성됩니다. 5명을 통솔하는 분대장 최보살이라는 선임이 이름과는 달리 너무 왈패같이 생겨서 벌써부터 두려움이 일기 시작하네요.
일단 신병이 왔으니 부대표식을 해줍니다. 소대까지는 소대기가 있으니 구분이 되지만 분대는 투구의 술 장식으로 색깔을 구분해줍니다. 전오(前伍) 부대이니 붉은색 실타래로 투구의 정수리 부분을 묶어줍니다.
그리고 요즘 군대에서 부대 비표를 오바로크 치듯이 우군(右軍) 중위(中衛)라는 뜻으로 백색 우군의 상징 정사각형 휘장을 오른쪽 어깨에 달아주고 안에 중위의 상징 황룡을 그려줍니다.
우여곡절끝에 자대까지 찾아가는 퀘스트를 겨우 완수했지만
김평범의 군생활은 바야흐로 막 시작된 것이죠.
Happily ever after~
음.. 글이 어째 산으로 가네요. 여기까지~
※ 마지막의 투구의 술장식으로 오(伍)를 구분하는 개념은 어디서 봤는지 정확하게 생각이 안 나네요.
※ 요즘 오바로크 치듯이 부대표식을 다는 모양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중군 : 황색 원형 휘장을 옷깃 앞에.
- 전군 : 붉은 정삼각형 휘장을 배에.
- 좌군 : 푸른색 직사각형 휘장을 왼쪽 어깨에.
- 우군 : 백색 정사각형 휘장을 오른쪽 어깨에.
- 후군 : 구부러진 모양의 휘장을 등에. (출처 : 조선무사)
이 표식을 부착하는 편제는 위와 같이 군(軍)과 함께 그 각각의 휘장에 해당 방위의 짐승(사신)을 그려넣어 구별한다고 되어있는데 이 개념을 정확히 몰라서 위(衛)의 개념에 대입한 것임을 써놓습니다.
※ 이외에 지적할 부분이 있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참조자료
조선의 무기와 갑옷
조선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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