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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별별 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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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 한국은 '진보'라는 단어를 주장하면 공산주의자로 몰려 사형을 당하였다.


40여년 전에는 치마와 머리카락의 길이를 마음대로 할 수 없었으며 사법살인이라 불리는 폭력적인 재판이 횡행하던 나라였다.


대한민국에서는 20여년 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투표권을 행사하고 국가의 수장과 국민의 대표를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선출할 수 있었다.


게임과 만화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좋지 않지만 적어도 10여년 전에 비할 바는 아니다. 또 반드시 좋은 현상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학교와 교직자의 권위주의는 날이 갈수록 약화되었다.


대한민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이나마 나아져왔다. 그 때문에 나는 지금 나쁜 일이 있더라도 앞으로는 분명히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리라 믿는다.



우리는 보통 지금 이 순간의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되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한 제도의 갑작스런 붕괴에 놀랐던 기억을 쉽게 잊어버립니다. 사람들의 생각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독재자에 대해 예상치 못했던 큰 저항이 일어나고 무적의 권력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았으면서도 이 사실을 쉽게 잊어버립니다.


어려울 때에 희망을 갖는 것은 어리석은 낭만주의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역사가 잔인함의 역사만이 아니라 열정과 희생, 용기와 관용의 역사라는 사실을 믿는 태도입니다. 만약 우리가 언제 어디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잊지 않는다면 그리고 사람들이 훌륭하게 처신해온 경우가 아주 많았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행동할 힘을 얻을 것입니다. 희망은 변화를 위한 에너지입니다. 미래는 현재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최악의 상황과 싸우면서 인간으로서 올바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놀라운 승리인 것입니다.

- 하워드 진


예전에 한 번 인용했던 글이나 다시 한 번 더.


다만 난 세상에 절대적인 것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그 역의 경우도 분명히 존재는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전의 나빴던 시절이 금세 잊혀지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것처럼 조금씩 조금씩 나빠져 가는 세상에 한 발 한 발 양보하다 보면 언젠가 훨씬 악화된 생활에도 적응하고 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우 세월이 지나는 동안 그래도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나날은 지금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막연히 믿고 싶다. 분명 더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 언젠가가 지금이 아니라면 나를 비롯하여 지금 사는 사람들에게는 다 쓸모없는 것이라는 게 큰 문제다. 모 경제학자님 말마따나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린 다 죽고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