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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명암(明暗)


사람들은 빛을 깨끗한 것, 올바른 것, 정의로운 것 등의 온갖 좋다는 수식어를 붙이고 숭상하곤 한다. 그리고 어둠은 정확히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추악한 것, 비관적인 것, 본받으면 안 되는 것 등등.

때문에 빛은 모범의 대상이 되고 어두움은 배척받는다. 때로는 그 정도가 지나쳐서 이 속성을 너무 확장한 나머지 어둠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것은 다 물리쳐야 한다는 주화입마에 빠져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나 사람)에게 티끌만한 트집을 어떤식으로든 어두움의 이미지와 연관시켜 어둠의 딱지를 붙이고 너는 악이라고 일컫는 경우도 종종 있다.

모르긴 몰라도 이러한 기원은 아마 오래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는 말은 식상할 정도로 널리 퍼진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다. 자연에서 빛과 그림자는 오로지 상대적인 것이다. 밝은 부분에서도 더 밝은 부분이 생기면 나머지 부분은 어두움이 되고 어두움도 어느 한 부분에 어둠에다크함이 더해지면 다른 부분이 오히려 밝게 보이는 것이다.

스포트라이트는 한 지점을 강하게 비출 뿐 다른 모든 것을 어둠의 영역으로 몰아넣는다. 어두움도 밝음도 너무 과하면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눈이 부시도록 강한 빛은 눈을 상하게 만들기에 사람은 스스로 눈꺼풀을 닫게 되며 또한 낮하늘을 보라 태양빛에 가려 별빛은 하나도 안 보이지 않는가.(대공의 사무라이 같은 사람들 빼고)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오로지 반짝이는 것만 좋아하며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부정적인 수식어들을 어둠에 다 몰아넣은채 그저 나쁘다고만 한다.

그러나 빛도 어둠도 그저 있는 자연현상에 인간이 어떤 의미를 가져다 붙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어쨌든 뭐든 과하면 좋지 않은 법.



제가 절대 어둠의 자식이어서 어둠을 옹호하는 듯한 말을 하는 건 아니고요오!!